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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세월호 침몰 사고 홍紅염炎

어제, 정말 슬프고도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아마 지금쯤 다들 뉴스에서 보았겠지만, 제주도를 향해 운항 중이던 여객선 "세월호"가, 459명의 탑승객을 싣고 가던 도중 침몰했다.


처음 사건 소식을 들었을 때, 여기 시간으로 오후 여섯 시를 조금 넘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나는 실험실에서 이런저런 잡생각이나 하면서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페이스북, 이메일이나 확인하고, 스포츠 뉴스를 보고 하는, 그런 평범한 일상들이었다. 잘 안 되는 실험에 대해서 고민하고, 지금 작성 중인 논문을 언제쯤 출간할 수 있을까, 오늘 저녁밥은 뭘까 하는, 그런 사소한 기대와 걱정들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처음 배가 침몰 중이라는 뉴스 속보를 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뭐, 그러려니 했었다. 한국 시각으로 아침이었고, 원해 상도 아니고 근해에, 바다도 깊지 않은 서해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저 어딘가에서 작은 산불이 났다는 수준의 뉴스로 느껴졌고, 희생자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 내지는 확신을 갖고 그저 스쳐 지나가는 그런 뉴스였다.


그 뒤로 일상은 계속 이어졌다. 귀가,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 아이의 목욕, 아내와의 짧은 TV 시청.


그리고 밤 열두 시가 조금 넘어서 잠들기 전 뉴스를 확인했을 때,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큰 사고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명 사망. 그리고 실종자 294명. 

그 배에는 325명의 고등학생 아이들이 타고 있다고 했다. 굳이 계산을 해보지 않아도, 저 많은 수의 실종자 중에는 그 아이들이 대다수 포함되어 있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하고 있는 걱정과 고민이 얼마나 사소한 것들이었는지.

그리고 내가 이렇게 당연하게 즐기고 있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지금도 구조를 기다리고 있을 사람들, 아이들은 그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을 것이다. 그 가족들, 친구들은 그들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을, 아이들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돌아오지 못하는 아이들로 인해 텅 빈 교실로 돌아가야 할 다른 아이들과 선생님들, 집에 올 때마다 큰 빈자리를 만나게 될 그 가족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항상 어둠이 있는 곳에는 빛이 있다고 했다.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현장으로 달려가서 구조활동을 벌인 수많은 어선의 선장들과 선원들, 그리고 사건 발생부터 지금까지 한목숨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해경과 군인들. 그분들이, 그 사람들이 이런 슬프고도 괴로운 일의 빛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분들이 현장에서 보고 들었을, 가라앉아가는 배 안에 갇힌 생존자들의 간절함과 눈물을 생각할 때,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찢어지는 가슴을 안고 더욱더 구조활동에 전념하고 계신 그분들을 생각할 때는, 또 눈물이 난다.

지금도 구조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수고 중이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부디 그분들에게 구조활동 도중 2차, 3차 사고가 발생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 봤지만,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우선순위를 정해보자면,

실종자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그게 불가능하다면 한 사람이라도 더 무사히 가족과 친구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드리고 바라고,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돕는 것이 첫째일 것이고,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의 남겨진 사랑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사랑을 보내는 것들이 둘째일 것이고, 사건의 원인을 철저하게 밝히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을 보태는 것이 마지막일 것이다.



어젯밤, 안타깝고 불안한 마음을 안고 어렵게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혹시라도 바뀐 것이 있을까 하여 뉴스를 확인해 보았다. 여전히 많은 수인 283명이 실종 중이라고 했다.

크게 바뀐 것이 없는 뉴스를 보고나니, 가슴에 콱하고 차오르는 것이 있어 옆에서 놀고 있던 아이를 꼭 안아 주었다. 그리고 말했다. 사랑한다고.

실종된 아이들이, 그 사람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돌아와 가족과 서로 부둥켜안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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