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로서의 본능: 관찰

사실 나는 생물 관찰하는 걸 꽤 좋아한다.

"관찰"은 과학자로서 매우 중요한 행위이고, "본능"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관찰을 통해서 자연현상에 대한 가치있는 질문 (혹은 가설)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자연 관찰은, 평소에는 잘 하지 못하던 여러가지 생각들도 하게 해주어 우리들에게 많은 가르침들을 준다.


그래서 어제 목격한, 0.5 ~ 1인치 정도 되어 보이는 커다란 파리 구더기들을 기껏해야 3~5밀리 정도 밖에 안 되보이는 개미들이 사방에서 달려들어 포위하고 결국 사살, 끌고 가는 모습은, 마치 우리 조상들의 맘모스 사냥을 보는 듯하기도 하고 먹이사슬이 실행되는 모습을 보는 듯도 하여 매우 유익하고 흥미로운 관찰이었다.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구더기들과 그럼에도 끝없이 달려들어 결국 사냥감을 잡고야 마는 개미들의 모습에서 어떠한 삶의 숙연함마저 느꼈다고나 할까.



......

그게 우리 집 부엌만 아니었다면 말이지.

젠장.

by DK紅炎卿 | 2008/10/19 09:25 | 일기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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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DK紅炎卿 at 2008/10/19 09:38
PS. 솔직히 너무 징그럽고 무서워서 (생긴건 말끔하게 생기긴 했지만 꿈틀꿈틀 기어다니는 걸 보고 있자면 뒷목에 소름이...)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생각해보니 나는 지난 학기에(일반생물학 1A) 바퀴벌레도 해부했던 인간이라는 게 생각나서 고무장갑을 끼고, 정신줄을 반쯤 놓은 상태로 구더기가 처음 발생한 쓰레기통과 부엌바닥의 일부에 자유롭게 방황하던 구더기들을 처리했다. 이미 개미들에게 공격받은 녀석들은 그냥 두기로. 왜냐하면 개미들이 그렇게 잔뜩 꼬여서 구더기들을 사냥하고 있지 않았더라면 집에 그런 일이 생긴지 알지도 못 했을테니 말이다. 걔들한테도 상은 줘야지.
여하튼 어느 정도 처리는 했지만, 앞으로 며칠간은 집에서 밥 먹기는 글렀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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